구본무 회장은 올해 초 새해 인사모임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일등 LG를 표방한 이후 임원세미나, 국내외 사업현장 방문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등 LG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구 회장이 올들어 일등 LG를 부쩍 강조하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대처한데 따른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할 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LG는 '내실경영'을 통해 체질이 개선되고 안정된 모습을 갖췄다는 자신감도 배여 있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화되고 디지털화됨에 따라 일등기업이 갖는 프리미엄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 구 회장의 평소 지론이다. "지금은 일등이 아닌 기업은 인정해 주지 않으며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일등기업은 오히려 진가를 발휘한다"는 얘기다. 이를 반영해 그는 지난 1월 새해 인사말에서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업, 경쟁사들도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으로서 누구나 인정하는 '일등 LG'야말로 우리 모두가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제시한 것이다. 일등 LG를 달성하기 위해 LG는 향후 3~5년 안에 화학부문과 전자부문 등 '주력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월등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일등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화학부문에서는 오는 2005년까지 고기능 산업재와 고부가 유화제품 분야에서 현재 11개 품목인 초일류 상품을 48개로 늘리고 2차전지 편광판 등 정보전자 소재 사업분야도 글로벌 1등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전자부문의 경우 올해 연구개발(R&D)에 작년보다 3천억원 증가한 1조5천억원을 투자키로 한데 이어 내년에도 올해보다 20% 늘린 1조8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신제품을 개발하고 차기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선행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디지털TV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LCD 유기EL 이동단말기 등을 '승부사업'으로 삼아 제품리더십 확보를 통한 일등상품 개발 및 적기 상품화에 주력키로 했다. 또한 세탁기 에어컨 등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사업 CD-RW, CD롬 드라이브 등 광스토리지 사업 DVD 플레이어 등 디지털 AV(오디오비디오) 사업 등 현재 '글로벌 톱' 수준을 달성하고 있는 '주력사업'은 제품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성장 확대를 위한 신제품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홈네트워크 사업은 인터넷냉장고를 중심기기로 삼아 모바일기기와 연동해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홈 오토메이션 전문업체 및 통신서비스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부품사업은 광소자 튜너 모터 및 RF모듈 등 이동통신 부품 분야에 집중해 현재 4천억원 규모인 매출을 2005년까지 1조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LG는 이미 투명ABS 등 고부가가치 유화제품, 광스토리지 제품, CDMA WLL(무선가입자망) 단말기, 모니터용 LCD(액정표시장치) 등 디지털 제품, 에어컨 등 홈어플라이언스, 홍채인식 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세계 1등을 실현하고 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