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고객행복"을 경영의 키워드로 도입한 것은 지난 1998년이다. 그룹명을 "선경"에서 "SK"로 바꾸는 이미지통합(CI)작업과 함께 슬로건을 찾기 위해 고심하다 선택한 것이 "고객이 OK할 때까지,OK! SK". 이는 고객의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며,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SK의 의지를 담고 있다. SK그룹의 2대 회장이었던 고 최종현 회장은 지난 1998년초 열린 새 CI선포식에서 "SK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고객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보다 더 앞서가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SK의 경영체계인 "SKMS"에서는 기업경영의 목표를 세계일류수준에 속하는 상품의 질을 만드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SUPEX는 "슈퍼 엑설런트(super excellent)"의 줄임말로 세계초일류를 지향하는 실천방식이다. SKMS와 SUPEX추구법은 SK경영의 근간으로 지난 20여년이 넘도록 경영의 소프트웨어로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경영이론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게 된 것은 지난 2000년의 일이다. SK경영진은 "SUPEX2000"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하게 된다. 그 핵심은 "고객 가치 극대화를 위한 미래 경쟁력 확보"다. 각 계열사는 더 나은 사업모델을 제시하고,경영진은 "KPI(Key Performance Index)"라는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에너지.화학 분야의 대표기업인 SK(주)는 국가기반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운전고객사업,OK캐쉬백사업,생명과학사업 등 활발한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종합 마케팅회사로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의 편리함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니즈와 이를 바쳐주는 기본 인프라인 오프라인 물류시스템의 통합을 통해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고객행복"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세계 일류수준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IMT-2000,모바일 커머스,개인 위성방송,유무선 포털,텔레메틱스(네이트 드라이브) 등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창출의 과정을 통해 고객 행복을 추구하는 SK텔레콤의 전략이다. SK는 21세기 고객행복이 생명과학에 달렸다고 판단,이 분야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지난 1999년에는 간질치료제를,2000년에는 우울증 치료제를 개발해 존슨앤존슨사에 판매하는등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앞으로도 매년 연구개발 분야에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는 해외 고객의 행복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SK는 최근 광고를 통해 중국에서 방영되고 있는 "SK장원방(중국판 장학퀴즈)"을 시청하는 베이징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등 중국 주요도시에서 주말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SK는 이를 통해 SK 브랜드를 알리는 한편,중국 엘리트들의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또 다른 형태의 고객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SK텔레콤도 동북아시아 지역의 "CDMA벨트" 구축을 위해 중국 몽골 다케스탄 베트남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질의 이동전화 통화품질과 서비스로 해외의 고객들에게도 "고객행복"을 전해주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