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上海)시 당국은 부동산 시장에 거품 현상이 심각하다는 보고서가 제출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은 14일 상하이시 물가국이 지난주 작성한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를 입수하고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주택을 사들이는 사람들의 53%가 다른 지역 거주자나 외국인들로, 이들의 대부분은 주로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한다는 것이다. 또 일부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광고 등을 통한 수법으로 수요가 넘쳐 흐른다는 분위기를 고의로 연출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거품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말 현재 상하이 부동산 가격은 1㎡당 4천931위앤(元)으로 1년 전에 비해 30% 올랐으며 고급 주택의 경우 무려 100% 이상이나 급등했다. 그러나 부동산 매매 가격과는 달리 임대 가격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 빌라의 경우 몇년 전에 비해 임대료가 절반 정도나 하락해 수요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또 7월 말 현재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건설하고 있는 주택과 상가건물 면적은 모두 1억㎡에 달해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커다란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남방주말은 그러나 상하이 부동산시장이 이처럼 과열되고 있지만 상하이시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상하이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의 양지앤원(楊建文) 박사는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붕괴되면 은행들도 치명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 상반기 상하이 은행들의 부동산 담보 대출금은 196억3천만위앤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0%나 늘어나는 등 은행들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양 박사는 "따라서 예를 들어 상하이의 부동산 가격이 25%만 하락하면 이들 은행의 악성 채권은 3%나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