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자들은 갈수록 가난해지고 있다' 증시폭락과 경제불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부자들은 여전히 '상상을 초월하는' 부(富)를 껴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올해 '미국의 400대 부자' 선정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재산은 총 8천720억달러로 지난 2000년 1조2천억달러에서 작년에 9천460억달러로 격감한데 이어 2년 연속 줄어들었다. '미국의 400대 부자'의 재산이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은 포브스가 선정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한 지난 82년이후 이번이 4번째다. 포브스는 올해 `미국의 400대 부자'를 선정하면서 재산규모 컷오프 기준을 지난해의 6억달러에서 5억5천만달러로 낮췄다. 개인별 랭킹 10위안에 든 사람은 작년과 똑같았으나 순위는 바뀌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주 빌 게이츠가 올해로 9년째 '최고부자'의 지위를 고수했다. 그의 재산은 430억달러로 작년보다 110억달러나 줄었다. 그는 지난 2000년 기술주 폭락이 시작되면서 보유중인 MS 주가도 덩달아 떨어져 지금까지 200억달러를 날렸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2위를 지킨 워런 버펫은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에 걸맞게 작년에 332억달러였던 재산을 360억달러로 오히려 불렸다. MS 공동창업주 폴 앨런도 3위를 유지했지만 재산은 282억달러에서 210억달러로 크게 줄었다. 월마트 창업주 샘 월튼의 친척 5명이 여전히 10위안에 들었는데 소비지출 증가에 힘입어 이들의 재산총액은 각자 175억달러에서 188억달러로 불어났다. 지난 2000년 2위에서 작년에 4위로 내려앉은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이 금년에는 9위로 추락했고 재산총액도 219억달러에서 152억달러로 급감했다. 재산이 119억달러로 작년보다 32억달러 줄어든 MS의 CEO 스티브 발머가 10위에 턱걸이했다. 미디어 대기업 AOL타임워너의 스티븐 게이스와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콧 맥닐리 등은 올해의 `미국 400대 부자'에서 탈락했다. 대표적 여성기업인 마사 스튜워트도 법적 문제에 휘말리면서 소유회사의 주가가 폭락해 35명의 탈락자 가운데 포함됐다. 지난 86년 할아버지인 `석유왕' J.폴 게티로부터 각자 4억달러씩의 유산을 상속받은 3명의 손녀를 포함해 여성 46명이 `400대 부자' 명단에 올랐다. 최연소자는 올해 30세인 대니얼 지프. 그는 출판왕국을 건설했다가 처분한 아버지 윌리엄 지프 주니어로부터 120억달러의 유산을 형 2명과 함께 물려받았다. 최연장자는 석유와 철강으로 7억5천만달러의 재산을 축적한 올해 94세의 맥스피셔옹이다. 올해 '미국의 400대 부자'에는 할인점 업체 소유주 리언 레바인 등 16명의 '신참자'가 포함됐다. 레바인의 할인점 체인 '패밀리 달러 스토어'는 미국내 41개주에 4천600개의 매장을 갖고 있으며 재산은 8억달러다. (뉴욕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