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입관세 인하여부를 놓고 정유사와 석유수입사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정유사 모임인 대한석유협회는 원유(5%)와 석유제품(7%) 수입관세 차이가 2%에 불과해 값싼 외국산 수입이 급증하면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원유 수입관세를 낮춰줄 것을 재정경제부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협회는 특히 재경부에 `원유와 석유제품간 관세차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조세연구원 연구자료를 제출, 관세인하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원유 관세가 아예 없거나 1% 미만인데도 우리나라에서만 5%라는 고율관세가 매겨지고 있다"며 "석유수급의 안정성 확보와 국제유가 폭등시 국내유가 인상요인 완화, 석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관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석유수입사 모임인 석유수입사협의회는 원유와 석유제품간 수입관세차 확대는 기존 정유사의 독과점 폐해를 줄이기 위한 경쟁체제 도입 취지와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원유와 석유제품간 관세차가 2%인데도 작년의 경우 협의회 소속 7개 회원사가 4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원유 관세를 인하해 관세차가 벌어지면 석유수입사 존립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정유사들은 관세인하를 통한 수익성 개선보다는 불필요한 자산매각, 공장가동률 감축, 원유의 중동 의존도 감축 등의 원가절감 노력을 해야 한다"고 협의회는 지적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국제 석유시장에서 휘발유 완제품에 가까운 리포메이트(Reformate)를 해마다 수백만배럴씩 수입하면서 원유와 같은 5%의 관세를 적용받아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