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정유업체들이 원유 수급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12일 배럴당 27.09달러를 나타내 올해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29.00달러로 30달러선에 근접해 있다. 원유가격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미국-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세계 원유수급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SK㈜는 중동 산유국과의 오랜 유대관계를 활용해 유사시에도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량 우선권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나이지리아 앙골라 러시아 브라질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에서 대체원유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본사와 미국 휴스턴, 영국 런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지사를 통해 시장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유가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칼텍스정유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원유수급, 석유제품 수출입, 선물헤지, 원유 도입자금계획 등이 담긴 월별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또 본사 원유구매 트레이딩부문과 싱가포르 현지법인에는 비상근무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도 미국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도 원활하게 원유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한편 현재 SK㈜와 LG칼텍스정유는 각각 60일, 42일분의 원유비축 물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