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국 달러화는 지난 2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다 이라크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강경발언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하락했다. 이날 오후 늦게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20.12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의 120.31엔에 비해 하락하는 등 7일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0.9815달러에 거래돼 전날의 0.9760달러에 비해 올랐다. 시장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연설을 통해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를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유엔의 도움을 요청하고 만약 이라크가 이를 거부해 유엔의 행동이 실패할 경우 "미국의 행동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함에 따라 달러화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2.4분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1천250억달러보다 많은 1천300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과 신규실업급여 청구자수가 당초 예상보다 많았다는 발표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 의지 표명,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무역 및 고용통계,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다소 부정적인 발언 등을 고려하면 달러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덜 떨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피츠버그 소재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에서 10억달러의 국제 채권을 거래하고 있는 밥 코위트씨는 "논박할 수 없는 사실은 지난 2분기에 미국 경상수지에서 하루 20억달러가 유출됐다는 사실"이라면서 "유출된 자금이 재유입돼 경상수지 적자를 상쇄하지 않으면 달러 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