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12일까지 금강산여관에서 열린 제2차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당국 회담이 남북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합의문 도출에 실패했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회담장인 금강산여관을 떠나 선상호텔 해금강에 머물며 귀환을 기다렸지만 북측이 한동안 출항 승인을 해주지 않아 발이 묶여있다가 밤늦게야 장전항을 떠나 속초항으로 향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趙明均)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이날 회담이 결렬된 뒤 "합의문을 만들지 못했지만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나 일정에 대해상호 진지하게 토론했다"며 "양측이 상대방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에 토의 내용을 토대로 다시 회담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남측 정부의 보장을 줄기차게 요구한 반면 남측은 금강산관광이 민간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전달, 합의문 채택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금강산 관광 당국 회담이 합의 없이 종료된 이유는 북측이 지난해 6월 이전 금강산 관광 대가를 현대아산이 지급하도록 정부가 보장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우리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측은 동해선 임시 도로가 연결되는 대로 금강산 육로 관광을 실시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관광 특구 지정 등에 대해 의견 일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북은 금강산 육로 관광 및 특구 지정 시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날짜를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대표는 "금강산 관광 회담 외에 남북 간에 남아 있는 많은 합의사항을 예정대로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남북 양측은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됐던 전체회의를 9시간 가량 넘기면서까지 합의문을 도출하려고 수석대표 및 대표 접촉을 잇달아 가졌지만 끝내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