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반도체회사들은 제각각 다른 입장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확고부동한 메모리업계 1위의 위상을 바탕으로 비메모리분야로까지 확장을 추진중이다. 페어차일드코리아와 KEC의 경우 각자의 제품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알차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반면 하이닉스반도체는 경쟁업체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아남반도체와 동부전자도 경기침체를 견뎌내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반도체산업이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머잖아 화려하게 부상할 것이라는 큰 꿈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메모리업계 1위.주력인 메모리는 더욱 다양하고 강하게 키우고,비메모리는 대대적으로 확장한다는 게 삼성의 전략이다. PC용 메모리의 경우 2백56메가DDR(더블데이터레이트)과 램버스D램 등 고부가가치상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비메모리의 경우에도 핵심분야의 기술은 모두 확보한 상태다. 하이닉스반도체는 구조조정이 1차적인 과제로 부상해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할 여력이 없는 만큼 최소한의 비용으로 회로선폭을 축소하는 프로젝트들을 연달아 벌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각각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마이크론 인피니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우선 과제다. 96년부터 파운드리 회사로 변신한 아남반도체는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가 주요고객으로 8인치 웨이퍼 월3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경기불황에 따른 주문량 급감으로 대규모 손실을 냈으나 최근 공장가동률이 50%이상으로 회복돼 올해 4.4분기부터는 영업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1997년 설립된 동부전자는 2000년 7월 일본 도시바와 0.25~0.13㎛ 급 첨단공정 기술 이전 제품 공급 자본유치 등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 동부그룹은 지난 7월초 아남반도체 지분 25.8%를 확보하는 계약을 맺음으로써 2개의 전문 파운드리 업체를 통합,세계 4위 파운드리 전문업체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는 1999년 4월 미국의 반도체 기업 페어차일드가 부천의 삼성전자 전력용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국내 최대의 전력용 반도체 전문업체다. 1991년 국내최초로 1천5백V급 고전압용 반도체를 개발한 이래 각종 개별소자류와 모터구동IC,전원용IC 등의 아날로그 집적회로류 등을 생산하고 있다. KEC는 연간 매출액이 6천억원에 달하는 비메모리반도체 분야 소신호용(SSTR) 개별반도체 전문기업.KEC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의 롬사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기 위해 꾸준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