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5일제 도입방안을 확정, 입법예고키로 함에 따라 주5일제가 본격 시행될 경우 업종별로 어떻게 명암이 엇갈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레저.관광.숙박.항공업계 등은 주5일 근무제 도입이 경영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건설업계 및 제조업체 대부분은 걱정을 감추지 못하는 등 업종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그러나 업종을 막론하고 대부분 기업체들은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제도도입의 시기와 방법 등이 앞으로 입법과정에서 어떻게 결론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웃는' 업종 = 관광은 대표적 수혜 업종. 호텔 등 숙박업소와 여행사 등은 가족 단위 관광객 급증으로 주말을 이용한 단기간 국내.외 여행상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텔업계는 인건비 상승으로 식음료업장 수익은 큰 변화가 없겠지만 호텔 패키지 여행상품 등의 매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제주도에 체인을 갖고 있는 호텔을 중심으로 여행사 등과 연계, 2박3일 또는 3박4일짜리 상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여행사들도 사이판.괌 등 동남아 단기여행 상품이 다양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업계도 주5일 근무제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레저인구가 늘어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국제 중.단거리와 국내항 공수요가 성.비수기에 상관없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이에따라 주말노선을 중심으로 시간표를 조정, 다양한 여행상품을 내놓을 태세다. 자동차업계도 레저용차량(RV) 판매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RV 차량 개발 및 마케팅을 강화해온 현대.기아차, 대우차, 쌍용차 등은 주5일제가 도입될 경우 RV 마케팅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자동차업종의 특성상 주5일제로 생산직에 대한 특근수당 부담 등이 불가피해 경영에서 부정적인 면도 만만치 않다. 정유사들은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일단 레저산업 호황과 함께 승용차 사용증가로 휘발유와 경유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업 휴무일이 증가하면 그만큼 산업생산용 석유제품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그리 큰 이득이 생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찡그린' 업종 = 건설이나 제조 등 노동집약적 업종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걱정이 태산이다. 건설업종은 특히 공사기간이 `돈'과 직결되기 때문에 휴일이라고 공사를 안할 수 없어 부담을 느끼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자체 근무조를 편성, 교대로 휴일근무를 하게 하고 특별수당 등으로 금전적 보상을 해줘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조업체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주5일 근무체제에서 어떻게 생산성을 유지하고 인건비 추가부담으로 인한 원가증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다만 휴일이 늘어나더라도 사람들이 마냥 외부로 놀러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어 집안에 머무는 시간도 많아질 만큼 PDP TV 등 대형 고급제품과 고화질 DVD(디지털다기능 디스크) 플레이어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작은 기대를 걸고 있다. 철강업계도 4조3교대를 하는 포스코, INI스틸, 현대하이스코를 제외하고는 생산현장이 3조3교대를 실시중이어서 상당한 인건비 상승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석유화학.화섬업계의 경우 365일 공장설비를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외 근무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지방공장의 경우 평일에는 시간외근무시 1.5배, 휴일은 2.5배를 주는데 토요일마저 휴일이 되면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커져 원가면에서 중국.동남아 등과 경쟁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