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의 폭락은 80년대말 부동산과 주가 버블(거품)붕괴 과정의 디플레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채 저성장의 악순환 경제흐름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삼성증권이 4일 진단했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가 경험했던 상황이 일본 경제에 재연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경제와 함께 대외 환경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삼성증권은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일본 경제의 침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일본 경제 의존도가 크게 축소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삼성증권은 말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3일 304.59포인트(3.2%)이 하락하며 9,217.04를 기록, 83년 9월19일 이후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900년대 이후 역사적으로 볼 때 선진국의 주가지수가 70% 이상 폭락한 사례는 대공황 시기인 1929년 9월∼1932년 7월 미국 다우 지수가 고점대비 89.2% 폭락한 것과 미국의 IT 버블 해소기간(2000년 3월∼2002년 8월)에 나스닥지수가 고점대비 76.1% 폭락한 것이라고 삼성증권은 설명했다. 일본은 금융기관과 기업부문(주로 건설, 백화점 등 내수기업)의 구조 개선 없이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한 저금리와 재정 확대 정책을 지속해 기업과 금융부문의 잠재부실을 누적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삼성증권은 지적했다. 현재 일본 정부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40%에 이르고 금융부문의 부실채권 규모는 GDP의 3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제로금리 정책이 지난 2년째 지속되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 수단은 소진됐다고 삼성증권은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