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욱 삼성종합기술원 원장 기고 ] 기업은 이제 경쟁력의 본질적 원천인 기술을 통해서만 장기적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기술을 기업경영의 핵심축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술을 전사적으로 총괄하고 기술이 회사운영의 핵심과제로 다뤄지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CTO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 앞으로는 재무통이나 기획통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기술통도 중용해야만 하는 시대적 당위성을 인식해야 하며 CTO로 하여금 CEO를 보좌해 전사적 차원에서 기술을 통괄 조정하고 새로운 기술혁신 추진주체로서의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CTO가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줘야 한다. 국내 기업의 경우 CTO 제도는 이제 겨우 도입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민간연구소의 집합체인 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CTO 클럽의 회원수는 40여명에 불과하다. 마이클 포터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한국경제는 90년대의 투자주도형(Investment-driven)에서 혁신주도형(Innovation-driven)으로 넘어갔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투자형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그래서 지난 10년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CTO 제도의 확산을 통해 기술혁신을 촉진시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바야흐로 CTO 제도를 통한 기술중시 경영으로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