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에 따른 집중호우로철도, 도로, 통신 등 국가기간망이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 정부는 2일 복구작업이 끝나는대로 이들 시설 전반을 재점검하고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키로했다. 이는 태풍 한방에 국가기간망과 기간시설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등 부실한수방대책과 함께 재해예방에서 복구까지 재해관리체제가 일관적이지 않아 이번과 같은 재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 경북 감천 철교교각 붕괴의 경우 주민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감천에만 고속철도, 우회도로, 경부선, 국도 등 모두 5개 다리의 교각이 촘촘하게 세워져 교각에 걸린 각종 부유물이 물길을 막아 결국 철교교각 붕괴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교각 2개가 유실된 영동선 미로-도경리 오십천 제2교량과 신기-상정 오십천 제11교량과 전국 9곳의 교량도 올해 상반기에 실시된 안전점검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점검돼 철도청 자체점검의 문제점이 노출됐다. 이밖에 강원 강릉시 구정면의 저수지 붕괴도 폭우가 예보된 상황에서 강릉시청이 물을 방류하지 않아 결국 저수지 붕괴를 불러왔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홍수피해는 하천의 관리체계와 재해담당부서직원들의 상시 인사개편으로 전문성도 떨어져 재해관리가 일원화되지 않고 조직적이지 못한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재난관리도 자치단체에 따라 자치행정국 또는 건설교통국이 맡고 있고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의 관리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눠 관리해 책임소재가 불분명한것도 수해때 마다 벌어지는 책임공방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에따라 일단 이번 태풍에 따른 수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인 뒤 건설된지수십년이 지나 심각하게 낡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산부족으로 유지.보수에만 치중했던 주요 간선철도를 재정비하고, 고속도로와 국도 등의 통행을 마비시켰던 산사태를야기한 관련 법규를 손질하는 등 근본적인 방재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태풍의 위력이 엄청나기도 했지만 국가 대동맥 역할을 하는 주요 철도와 통신, 도로망 등이 곳곳에서 무너진 것은 문제"라며 "이들 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이뤄지고 장기적인 방재대책도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밝혔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노반 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한 철도 경부.영동.전라.경전.경북.동해.정선.함백선 등 8개 노선, 48개소 가운데 3개 노선 20개소의 복구가 이날오후 2시 현재 끝났다. 반면 영동선(영주-강릉), 경북선(김천-상주), 정선선(증산-구절리), 함백선(예미-조동) 등 4개 노선의 열차운행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경북선과 함백선은 이날중, 교각이 유실된 영동선과 정선선은 오는 15일께 복구가 완료돼 열차운행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건교부는 전망했다. 김천.감천.경호강 철교 교각이 무너진 경부선은 응급복구로 지난 1일 오후 김천-대신간 단선 운행이 재개됐다. 낙석, 유실, 침수 등으로 일반국도 115개소, 고속국도 11개소 등 126건의 피해가 생긴 도로는 일반국도 40개소, 고속국도 5개소 등 45개소가 복구됐다. 그러나 동해고속도로 강릉-현남 5개 구간과 88올림픽고속도로 거창 가조-해인사구간의 교통은 전면 통제돼 인근 국도로 우회해야 하는 형편이다. 하천은 20개소에서 피해가 발생, 16개소에서 복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항공편은지난 1일 운항이 중단됐던 목포,여수,양양공항을 포함해 전공항이 정상운항중이다. 정부는 이날 재해관련 부처와 자치단체의 인력 및 장비를 총동원해 도로와 철도,교량 등 공공시설의 조기 복구를 지원하는 동시에 강릉, 동해, 영동 등 침수지역에급수차량 9대를 긴급 지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류성무,여운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