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워렌 버핏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엔론이 빠진 미국 에너지 업계를 휘젓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워렌 버핏의 투자운용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배 주주로 있는 에너지회사 미드아메리칸이 엔론 사태 이후 업계 선두를 다투는 최고의 실적으로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동시에 다른 업체들의 설비 자산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미드아메리칸이 최근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는 거대 에너지 중개업체 다이너지와 윌리엄스로부터 대규모 가스 파이프라인 설비를 인수한데 이어 적극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것. 미드아메리칸은 아이오와주(州) 최대 에너지업체로 그동안 주로 중서부 시장을 공략해왔다. 에너지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를 비롯한 신용평가기관들이 대다수 업체들의 신용을 투자등급 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등 극심한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미드아메리칸은 상황이 어려운 업체들로부터 설비를 사들이고 대신 풍부한 현금을 '수혈'해주면서 사실상 업계를 주무르고 있다. S&P의 분석가 수전 스미스는 에너지 업계에서 앞으로 1년 반 또는 2년 안에 약 300억달러의 단기부채가 만기 도래하기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기존 에너지 업체들은 더욱 더 많은 설비를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다 AEP는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거래실적 조작과 관련된 자료를 보내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다른 에너지 업체들도 회계부정 여파 속에서 뚜렷한 하강세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금융계의 `큰 손' 버핏이 사실상 조종하고 있는 미드아메리칸의 설비 인수 기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 회사의 데이비드 소콜 최고경영자(CEO)는 "도처에 부상한 기업들이 신음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