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 < 경제부 정책팀 차장 > 벌써 9월이다. 폭우 수습이 채 끝나기도 전에 태풍 '루사'가 전국을 휩쓸고 지나갔다. 다행히 산업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농산물 피해가 극심해 추석을 앞두고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강도높은 투기억제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이래저래 도시 서민이나 농민들의 생활고만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주엔 남북한 경제협력 합의와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17일) 발표 등 굵직한 정치뉴스가 잇따랐다. 그러나 이번 주는 물가걱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정부는 2일 물가대책장관회의를 열어 태풍 피해 지원과 추석 성수품 수급·가격안정 등의 대책을 논의한다. 신학기 학원수강료에다 수돗물값 도시가스요금까지 들먹이고 있어 서민들은 정부대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는 또 치솟는 부동산가격을 억제하기 위한 강도높은 종합대책도 더 내놓을 예정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주 국무회의에서 "물가와 부동산 가격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한 마당이어서 대책이 주목된다.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증시 등 다른 투자수단은 여의치 못해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효과를 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근원적인 처방으로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통화긴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국내외 경기상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칫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 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이달부터 둘째주 목요일로 늦춰져 오는 12일 열린다. 2일부터 본격 의사일정에 들어가는 올 정기국회도 민생현안과 관련해 관심을 모은다. 당장 여야가 잠정 합의한 예금보험채권 차환발행 동의안이 제대로 처리될지 주목된다. 병풍(兵風)이 점입가경인데다 두 차례에 걸친 총리인준안 부결,김정길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원천봉쇄 등 여야 힘겨루기 속에 현안 처리가 수월치 않을 전망이다. 또 대통령이 다시 총리서리 임명을 고집할지도 궁금하다. '여성 총리' '50세 총리'에 이어 이번엔 어떤 '깜짝 카드'를 내놓을지,아니면 정치권이나 학계의 주장대로 총리대행제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미국에선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9·11테러' 1주년을 앞두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FBI(연방수사국)가 '사이버 테러'를 경고한 가운데 돌발테러 가능성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