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북한 방문 일정이 확정됐지만 일본 재계는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북.일경제관계 발전 전망에 대해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으로부터 발전용 터빈을 수주한 히타치(日立)의 한 관계자는 "일.북관계가 개선되면 인프라 건설 등의 분야에서 일본기업의 사업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구치 노부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도 "총리의 방북은 일본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전진이며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종합상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은 총리의 방북이 곧 북.일 무역확대로 이어질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과거 수출대금을 아직 다 받지 못하고 있는데다 무역보험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 종합상사들은 북한과의 무역은 정치. 경제적으로도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우선은 과거 수출대금을 회수하고 나서 생각할 일"(미쓰이 물산 관계자)이라며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31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북.일 무역은 남북대화 분위기를 타고 70년대와 80년대 전반에 절정을 이뤄 수출입합계가 연간 1천억엔을 넘은 해도 있었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줄어 최근에는 연간 400억-500억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재무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2001년에 일본의 對北수출이 1천295억엔으로 급증한 적이 있으나 이중 87%에 해당하는 1천123억엔은 쌀지원이었으며 실제 무역은 늘지않았다. 현재의 북.일무역은 신사복 등 의류를 중심으로 한 위탁가공이 수출입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본에서 원료를 보내 북한에서 가공해 수입하는 것이다. 이밖에 對北수출은 자동차, 수입은 모시조개와 대합 등의 어패류와 내화벽돌 원료 등이 대부분이다. 북한전문 상사가 취급하는 품목도 일부 있으나 대부분 총련계 기업이 취급하고 있어 `朝朝무역'으로도 불린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