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여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OPEC의 리서치 책임자인 아드난 시하브-엘딘은 28일 내달 19일 일본의 오사카에서 열리는 OPEC 정례회담에서 공식적인 산유량 쿼터 상향조정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올해 들어 OPEC의 감산과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 원유가격이 35%가량 치솟는 등 가격 상승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OPEC이 내달 정례회의에서 북반구의 겨울을 앞두고 증산을 논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날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유가가 현재처럼 높아서는 안된다"면서 "OPEC은 필요하다면 더 많은 석유를 팔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7월 중동내 4위의 산유국이자 OPEC내 영향력이 가장 큰 사우디 아라비아와 나이지리아가 4.4분기에 산유량을 늘리기를 원한다는 발언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OPEC 내부에서 증산을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증산 불가 방침을 피력해온 바 있는 쿠웨이트와 베네수엘라 외에 카타르도 증산 반대 대열에 동참했다. 카타르의 압둘라 살라트 석유정책 수석자문위원은 이날 블룸버그와 전화인터뷰에서 아직 세계 원유시장이 공급 부족현상을 겪고 있지 않기 때문에 OPEC은 내달 증산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원유 공급은 충분하다"면서 "내달에 증산이 논의된다면 수급 상황 등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다분히 정치적인 고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고유가가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된다면 가격 하락을 위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런던.도하 블룸버그=연합뉴스)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