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비메모리인 시스템LSI사업을 대대적으로 키운다. 비메모리사업부 임형규 사장은 오는 2007년 비메모리사업에서 70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메모리와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규모를 가진 주력사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올해까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확보하는데 힘을 기울였지만 올 연말과 내년부터는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 비메모리 강화 배경 =임형규 사장은 "반도체사업의 성장성을 유지하고 안정화하는 한편 중국과 대만의 완성품 조립업체들의 추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비메모리를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에서 확고부동한 세계 1위이지만 비메모리시장에서는 미미한 역할밖에 하지 못해 전체 반도체업계 순위는 4위에 불과하다. 비메모리 시장규모는 메모리의 3∼4배에 달하고 영역도 훨씬 다양하다. 명실상부한 종합반도체회사로 성장하려면 비메모리사업을 키우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게 삼성의 결론이었다. 더구나 전자및 IT(정보기술) 제품들에서 여러 잡다한 부품들의 기능이 반도체 칩으로 대체되고 있다. 하나의 칩이 시스템역할을 하는 SOC(시스템온칩)도 등장하고 있다. 중국이 조립과 생산을 장악하게 되면 선진업체들은 핵심기능을 담은 비메모리 반도체칩 생산에서 부가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 세부전략 =삼성전자는 비메모리에 우수 인력과 개발자금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1백20명을 포함해 지난 2년간 6백명의 개발인력을 영입했다. 스카우트한 인력에는 해외유학생이나 교포는 물론 일본을 비롯한 외국인 기술자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앞으로 매년 수백명씩 지속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또 해외우수인력을 활용하고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에 연구개발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중국에는 솔루션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미국에서는 IT, 유럽은 통신, 인도는 소프트웨어를 주로 연구토록 할 계획이다. 또 올해 5천억원인 연구개발자금을 2007년에는 1조2천억원으로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자금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비메모리분야는 평균 마진이 25∼40% 수준에 달할 정도로 높다. 매출이 예상대로 증가한다면 비메모리에서도 2∼3년 내에 1조원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으며 이중 상당부분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한다는 전략이다. 또 외국기업과의 제휴 및 협력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홈 및 모바일 SOC분야에서는 핵심기술을 보유한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특허기술을 보유한 외국기업, 23개 국내벤처, 12개 국내대학 등과의 협력도 확대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부역량을 갖춘 2∼3년 뒤에는 해외 우수기업의 인수합병에도 나설 예정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