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경기가 예상밖 활황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 전국부동산협회(NAR)는 26일 전체 주택매매시장의 85%를 차지하는 기존 주택매매가 지난 7월 중 전월대비 4.5% 늘어나 연율기준 5백33만가구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같은 시각 상무부도 신규주택판매가 6.7% 늘어났다고 밝혔다. 신규주택판매는 월가 전문가들이 3%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나 오히려 월별 증가율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주택경기 활황세가 이어지는 것은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0년짜리 모기지 평균 이자율은 연 6.22%로 이는 1967년 이후 3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택업계에선 올 전체 주택거래건수가 6백23만건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의 6백21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인 21세기 부동산의 밴 데이비드 CEO는 "미국 주택시장은 지난 18개월간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었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런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택을 매입할 경우 가구 전자제품 등 가정용품을 대부분 새로 장만하기 때문에 주택거래가 민간소비동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이의 영향으로 이날 오전 한때 1백50포인트 가량 떨어졌던 다우지수가 상승세로 반전되는 등 증시의 큰 흐름이 달라지기도 했다. 다우지수는 0.5%(46포인트) 오른 8,919.01로 반락 하루만에 8,9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주택경기가 상투에 근접했다는 견해도 많은 편이어서 주택 이외 다른 부문의 경기가 하루빨리 살아나지 않을 경우 내년도 미국 경기는 더욱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기존 주택판매 평균가격이 16만2천8백달러로 6월(16만3천9백달러)에 비해 떨어졌고,신규주택도 18만6천2백달러에서 17만5백달러로 하락세를 보였다는 게 그 이유다. 주택경기가 지금이 피크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그만큼 강한 편이다. 리만브라더스의 국내경제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브 슬리퍼는 "모기지 금리가 더 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주택경기의 성장여지 또한 거의 남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