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생산 및 소비대국에 이어 '인재 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포브스 최신호(9월2일자)는 문화대혁명(1966~76년)으로 고갈됐던 중국의 고급인력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이 개혁 개방 이후 지속해온 20년간의 교육투자가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78년 한햇동안 중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학생은 9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에는 이 숫자가 5만9천명으로 늘었다. 미 보스턴대는 "20년 후엔 중국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인 연간 40만명의 대학원생을 배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공계대학 졸업생의 경우 지난 2000년 45만여명에서 2004년엔 8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급증추세다. 모토로라 차이나의 패티 왕 인사부장은 "10년 전만 해도 컴퓨터 전공자를 배출하는 대학은 일부 상위대학 뿐 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이들을 양성 중"이라고 전했다. 물론 국제무역 마케팅 등 경영학 전공자들도 늘고 있다. 중국 대학생은 5백60만명(2000년 기준)으로 지난 85년의 3배 수준이다. 풍부한 인재는 저임 단순 노동력과 함께 세계자본을 중국으로 빨아들이는 매력이 되고 있다. 컴퓨터 및 DVD칩 설계부문에서 중국인력에 지급되는 급여가 대만의 3분의 1,미국의 10분의 1에 불과한 것도 장점이다. 때문에 1천여명의 중국인 연구원을 두고 있는 모토로라는 이를 2006년까지 5천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중국에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중국의 고급 기술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마쓰시타전기는 베이징기술센터에 4억달러를 투자해 오는 2005년까지 1천5백명의 연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5년 전에도 중국에 연구센터를 세우는 다국적기업은 있었으나 중국 정부에 대한 성의표시용이 대부분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저임 노동자들 덕분에 세계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 대륙이 풍부한 고급인력을 토대로 산업구조 고도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