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통신업체인 독일 도이체 텔레콤(DT)이 올해 상반기에 작년 동기의 10배가 넘는 39억 유로의 적자를 냈다. DT는 21일 미국내 자회사인 보이스스트림 등 이동전화 부문의 고객이 증가, 상반기 매출이 258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각종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39억 유로의 적자를 냈으며, 이 가운데 2.4분기 적자액이 20억8천만 유로라고 DT는 밝혔다. 상반기 적자는 작년 동기(3억4천900만 유로)의 10배가 넘고 지난해 전체 적자액(34억5천만 유로) 보다 많은 것이라고 경제전문지 한델스 블라트는 지적했다. DT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적자를 낸 것은 론 좀머 전임 회장이 추진해온 인수합병 등 무리한 사업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좀머 전 회장이 인수한 보이스스트림을 비롯한 자산의 평가절하액과 부채 할부상환액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22억 유로 늘어났다. 또 프랑스 텔레콤 지분주식가격도 2억5천300만 유로가 떨어졌으며, 기타 주식 매도로 4억 유로를 손해봤다. 헬무트 질러 임시 회장은 이에 따라 좀머 전 회장이 임기 말에 뒤늦게 시작했던 대규모 감원과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및 비용 감축 전략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질러 회장은 이자와 세전 수익, 평가절하 및 할부상환액, 1회성 자산매각 수입 등을 제외한 올해 상반기 순수 영업실적은 78억유로로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부채와 비용절감 목표를 달성할 경우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3.4분기 실적이 마감되는 오는 11월 30일 구체적인 부채 상환 및 자산매각, 수익제고 전략 등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연말 이전에는 최고경영자도 정식으로 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질러 회장은 또 보이스스트림의 매각이나 합작파트너 물색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밝혀 독일 내의 독점 통신회사에서 세계적인 거대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좀머 전 회장의 핵심 전략은 퇴색할 것으로 한델스 블라트는 분석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