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빈(李濱) 주한 중국대사는 21일 "중국은 지난 92년 한국과 수교한 다음해부터 대한(對韓)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무역불균형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리빈 대사는 한.중 수교 10주년을 사흘 앞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양국간 교역은 지난 10년동안 연간 60억달러대에서 3백억달러대로 5배 가량 늘어났다"고 전제하고 "앞으로 건전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윈윈'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늘 세이프가드 조치 등 중국의 수입규제 장벽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 "양국간 거래가 늘어날수록 무역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한.중 양국은 이런 문제를 '상호 발전관계'에 금이 가지 않도록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빈 대사는 또 아시아 지역의 자유무역협정(FTA) 논의와 관련, "한.중.일 3국이 함께 노력해서 경제장관회의 등 대화채널을 만들었고 민간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노력들이 있다"면서 "이러한 기초 위에 협력을 더욱 심화시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모델을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중국의 개혁.개방은 농업 부문서 시작됐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 뒤 "북한 나름대로 자기네 실정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는 탐색 과정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북한의 경제개선 조치들이 성공하기를 바라며 식량 원유 등 다방면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빈 대사는 특히 "탈북자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국내법과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것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그러한 가운데 중국과 남북한간의 관계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빈 대사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와 한국어가 유창할 뿐 아니라 1976년 외교부에 몸담은 이래 줄곧 한반도 문제를 담당해온 '한국통'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