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에 모두 7천50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부유층들은 자신들이 오사마 빈 라덴을 도왔다는 의심을 받는데 격분, 미국내 투자 철수를 위협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주 9.11테러 희생자 가족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언급된 사우디 아라비아 은행과 자선단체들이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에 대해 미국과의 금융 및 정치적 관계를 재고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소송이 진행될 경우 미국내 투자자금을 회수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크히트금융자문사의 비시르 바크히트는 "술탄왕자를 언급하는 것은 (공산주의자 검거로 유명한 과거 미 연방수사국장) J. 에드가 후버가 공산주의 첩자였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번 소송이 진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미 충격을 받은 사우디 투자업계는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들은 정말 철수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에 언급된 은행인 알 라지 투자개발 대변인은 "소송은 미국내에 저축돼있는 사우디 아라비아 자금을 쫓아내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같은 위협은 미국내 외국인 투자가 기업 회계부정, 기업수익 하락, 기술주 붐붕괴 등으로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7천500억달러에 달하는 사우디 투자가들의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 미국의 경제회복 노력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미국내 외국인 투자는 지난 2000년 3천10억달러에서 지난해 1천240억달러로 격감한 바 있으며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 감소가 미국경제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