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경제의 뿌리인 지역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목소리는 높지만 막상 실제 정책은 겉돌고 있다. 지자체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공약하지만 금융회사에 먹혀들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지원절차가 까다롭고 시중자금과 금리차도 크지 않아 실수요 기업들로부터 외면 당하기 일쑤다. 자금지원도 유망기업을 집중지원하는게 아니라 행정편의적이고 획일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책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시설자금 지원의 경우 일부 업체들이 시설을 갖추지 않은채 돈을 빼돌리는 사례가 나올 정도로 사후 관리도 부실하다. 울산시의 경우 올들어 상반기까지 지원된 중소기업 육성자금은 모두 82개 업체에 1백54억3천2백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지원 목표액 1천9백55억원의 7.8%에 머무르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 경영안정자금 1천6백9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지금까지 목표액의 6.8%인 1백15억9천8백만원에 그치고 있다. 창업 및 경쟁력 강화자금도 32억9천1백만원 지원에 불과해 목표액 2백억원의 16.4% 달성에 그쳤다. 정책자금이 이처럼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저금리로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정책자금의 4.9∼6.4%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아 대출이 간단한 은행으로 기업들이 몰려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광주시도 연간 1천억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지원금은 50% 수준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원대상으로 선정돼도 은행창구에서 지원이 거절되는게 주 요인이다. 실제로 광주시는 올 상반기 3백3개 업체에 4백49억원을 지원토록 은행에 의뢰했으나 지원자금은 2백12개 업체에 2백82억원이 나가는데 그쳤다. 대구시는 정부로부터 받는 자금을 무조건 소진하기 위해 굳이 지원이 필요하지 않는 업체들에도 마구잡이식 지원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올 상반기 9백56개 업체에 나간 지원금을 살펴보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가 90여개나 포함돼 있고 지원필요성이 의문스러운 건설장비 임대업체에까지 기준없는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 3천만원의 운영자금을 신청했다 담보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Y기공의 윤무식 사장은 "정책자금은 담보보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 지역경제 기여여부 등을 고려해 지원여부가 결정되는게 타당한데도 행정기관의 무관심속에 은행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지난해 경영안정자금지원실적은 9백60억원. 시설개체자금 2백27억원이 지원됐다는 인천시도 시설개체자금이 어디에 지원됐는지,지원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실제로 가동되고 있는지 사후관리가 거의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눈먼 돈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 광주.전남 지회의 곽인태 부장은 "담보능력이 있는 업체라면 까다로운 정책자금을 받을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며 "될성부른 싹이 보이는 우량기업에는 신속하면서도 편리하게 자금지원을 집중해야 원래의 지원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