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어패럴(대표 이창훈)은 지난 1972년 설립이후 30년간 남성 와이셔츠의 한길을 걸어왔다. 외형상으로는 자본금 4억원의 소기업에 불과하지만 꾸준한 성장을 보이며 "한독와이셔츠"를 국내 와이셔츠의 대명사로 키워냈다. 일찌감치 수출시장을 개척해 1976년부터 일본,미국,중남미 등에 와이셔츠와 재킷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지난해 매출 1백억원보다 80% 성장한 1백80억원(판매가 기준)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유통망은 전국 백화점 30여곳과 할인점 23곳 등을 비롯,60여곳의 대형매장과 직영점을 바탕으로 넓혀가고 있다. 한독어패럴이 와이셔츠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기까지는 경쟁업체들의 만만찮은 도전이 있었다. 특히 80년대 중반부터 국민 소비수준이 올라가면서 다양한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시장이 혼전양상을 빚기도 했다. 한독와이셔츠도 상대적으로 고루하고 보수적인 브랜드라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한독은 이에 따라 8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했다. 87년 "크라시"를 런칭한데 이어 이태리 "란첸티",프랑스 "지방시"등과 기술제휴를 맺고 브랜드를 다양화하고 있다. 한독와이셔츠도 직영점을 확대하고 중저가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점유율을 회복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독어패럴은 설립자인 이현규 회장의 아들인 이창훈 사장이 지난해 대표직을 맡으면서 경영혁신을 꾀하고 있다. 회사 임직원을 젊은 층으로 교체하고 회사 이미지를 통일하고 로고를 새로 제정하는 등 제2의 창업에 나섰다. 사업영역도 더욱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는 와이셔츠 전문회사에서 벗어나 남성복 토털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 지난 3월 자회사 한독패션을 설립했다. 품목은 신사복 캐주얼의류 지갑 벨트 등이다. 이달말부터 출시해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이미 20여개의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직영점 신청을 받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이창훈 대표는 한독어패럴의 브랜드파워와 영업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영역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한독패션 대표는 이 대표가 겸임한다. 한독어패럴은 한독패션을 통해 중저가 남성복 시장에 뛰어들 방침이다. 백화점 같은 대형 매장보다는 일반 대리점이나 직영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가장 급선무는 더 많은 대리점을 확보하는 것.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 못지 않게 대리점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이 대표는 설명한다.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연말까지 1백여개 대리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인데 벌써 80여개 대리점과 계약을 마쳤다. 한독패션은 오는 2004년까지 2백50개 대리점을 개설하는 게 목표다. 이 경우 국내 남성복 브랜드 중 서너번째로 많은 대리점을 보유하게 된다.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2~3년안에 남성복 시장에서도 한독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02)965-0090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