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있어도 마음에 안들어 취업을 기피하는 청년층(15∼29세)의 '눈높이 실업'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청년실업자 10명 중 4명은 취업제의를 받고도 일할 기회를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청년층 인구 중 92.6%가 한 번 이상 취업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첫 직장을 갖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1개월이며 3년 이상 직장을 구하고 있는 사람도 10명중 1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통계청은 '7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내용의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라는 별도의 자료도 함께 내놓았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학교를 졸업했거나 중퇴한 청년층 5백23만명 중 경제활동인구는 3백90만명이며 이중 실업자수는 24만2천명으로 실업률이 6.1%에 달했다. 이는 7월중 전체 실업률(2.7%)의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일자리가 있는 데도 취업을 기피한 청년실업자들은 △임금·복지 등 근로조건 △장래성 △작업환경·지리적 위치 등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들었다. 장경세 통계청 사회통계과장은 "젊은이들의 직장에 대한 기대 수준이 너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눈높이 실업자' 상당수 달해 청년실업자중 43.4%인 10만5천명은 취업제의를 받았으나 임금 등을 이유로 취업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실업의 원인이 일자리 부족에만 있는 게 아니라 '눈높이'에도 적지 않게 기인한다는 얘기다. 청년층에서 직업훈련 경험이 있는 사람은 26.2%에 불과했다. 또 취업자중 학교에서 배운 전공·기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도움이 안된다고 답한 응답자가 54.8%에 달했다. 연령층별로 실업률을 보면 15∼19세가 10.4%로 가장 높았고 20∼24세가 6.8%,25∼29세가 5.0%로 나타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10대 청년층 취업난 해소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악화되는 고용의 질 7월중 전체 실업률은 2.7%로 외환위기 후 최저치를 유지했다. 그러나 고용의 질은 계속 악화돼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현재 임금 근로자 중 채용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근로자 비중은 47.4%로 지난 6월에 비해 1만1천명(0.2%)감소한 반면 임시(1개월∼1년)및 일용직(1개월이하)근로자 수는 각각 6천명(0.1),1만9천명(0.8%) 증가하는 등 고용여건은 악화돼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직을 아예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7만9천명으로 전월에 비해 12.9%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상용과 임시직 중 파견 및 용역형태로 근무하는 사람들을 일용직 근로자들과 합할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30%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