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항공업계가 당면한 과잉 공급과 수익 악화문제는 오는 2004년까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유럽항공클럽(EAC)이 15일 전망했다. 리가스 도가니스 EAC회장은 1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경제인간담회에서 "각종 자유화 조치로 촉발된 세계 항공업계의 위기는 9.11테러로 더욱 악화되었다"면서 "자유화조치는 과잉공급을 야기해 항공사의 수익악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과잉 공급 문제 외에도 유가 인상, 저가 운임경쟁, 노동비용 증가, 일부 항공사들의 정부지원금 유용 등으로 세계 항공업계의 전반적인 경영상태가 부실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발생한 9.11테러는 항공사들의 보험비용과 보안 비용 등의 지출 증가와 항공 수요 감소라는 결과를 초래, 세계 항공업계의 경영악화를 더욱 부채질 했다는 설명이다. 도가니스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에 첫 위기 신호등이 켜진 것은 지난 99년이었다"며 "그 당시 세계 10개 주요 항공사들은 전년도에 총 45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전망처럼 내년까지 항공수요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본다면서 항공 수요가 증가세로 반전하더라도 9.11테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1년정도 더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세계 항공업계의 수익이 정상회복되려면 3년정도가 더 지나야 하고 이 과정에서 몇개 항공사의 추가 도산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지역의 항공사들은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추가 도산 위험성이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의 경제전문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15일자)에서 US에어웨이 항공사 파산의 마지막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에서 연쇄도산이더 확산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9.11 테러 발생 후 수익성 악화로 미국에서만 미드웨이 에어라인, 방가드 에어라인 및 유에스 에어웨이스가 도산한데 이어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모회사도 연내 같은 운명을 맞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닐라 AFP=연합뉴스)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