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업기술 수준은 전체적으로 중국보다 10~30% 가량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술격차를 햇수로 환산할 경우 4~5년 정도 우월한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 기간산업은 중국보다 10년 이상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중국에 투자한 외국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2~3년에 불과하지만 순수 중국기업에 비해선 10년 가량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자동차도 애프터서비스(A/S)용 저가 품목 등 일부 부품의 경쟁력은 비슷하지만 전반적인 기술수준은 큰 격차가 있다. 반면 전자부품 휴대폰 포스트PC 등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기술 우위는 5년 정도에 그치고 디지털가전은 3년 안팎으로 추격당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IT산업 육성책을 펴고 있는 데다 다국적 기업의 중국 진출에 따라 기술 이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탓에 IT 부문의 기술 격차는 급속도로 좁혀지는 추세다. 게다가 전체 산업의 근간인 부품.소재 정밀화학 기계류 등의 분야에선 기술 격차가 3~5년 정도에 불과하다. 부품소재의 경우 신제품 개발 기술에선 중국이 10년 가량 뒤처져 있지만 생산기술은 5년 이내로 쫓아 왔다. 정밀화학 응용기술은 앞으로 3년안에 한국의 90% 수준에 육박할 전망이다. 냉동공조 기기의 경우 디자인과 제어기술이 상당기간 뒤져 있지만 선진국 신모델을 6개월 안에 똑같이 베껴낼 만큼 생산기술 면에선 근접해 있다. 특히 비철금속 광응용기기 세라믹재료 등은 중국의 기술수준이 한국의 턱밑까지 따라붙었고 항공우주 분야에선 오히려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는게 관련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경식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은 "중국이 강력한 선진기술 흡수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이 지금까지 걸어온 기술 궤적과 속도를 뛰어넘어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기업들은 세계 최고의 핵심.원천기술과 일류 상품을 확보하는데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