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오는 2004년까지 연간 50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중국 자동차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중국 내 6위의 자동차 기업집단인 "베이징자동차공업공고유한책임공사"와 제휴를 맺었다. 양사는 50대50 지분으로 출자,합작기업인 "베이징현대자동차유한공사"를 설립키로 했으며 현대차는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합작기업은 베이징자동차 현지공장 설비를 확충해 연간 10만대 규모의 승용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오는 2005년에는 20만대로 생산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합작사를 통해 올해 10월부터 EF쏘나타(택시 포함)를 시작으로 아반떼XD 등 승용차 전 차종에 걸쳐 중국 현지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한편 자체 신모델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론 현대차의 월드카 "겟츠"(국내명 클릭)를 비롯 중소형 승용차를 주력군으로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각축장이 된 중국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폭스바겐이나 피아트는 중소형차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대형차의 경우는 수입차 업체간 경쟁이 매우 심한 상태"라며 "월드카를 비롯한 중소형차를 투입해 6천만명에 달하는 중국의 중산층을 공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합작기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중국시장에서 폭스바겐 GM 푸조 등과 함께 "강자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자동차도 중국 현지 합작법인인 웨다-기아자동차가 중국 3대 자동차 집단의 하나인 둥펑자동차집단과 자본 제휴를 맺고 올해 승용차 모델을 중국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지분 비율은 기아차 50%,웨다 30%,둥펑 20%로 정했다. 합작회사의 장기발전을 위해 경영은 기아차가 맡기로 했다. 기아차는 조만간 기존 생산라인(프라이드) 증설작업에 들어가 오는 10월부터 엑센트(국내명 베르나) 부분변형 모델을 양산할 예정이다. 또 현지공장내 신공장도 건설해 오는 2004년부터는 리오 후속모델을 본격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연산 5만대인 생산 규모도 장기적으로 3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기아차는 지난 96년 이후 객차(客車)로 분류돼 생산과 판매에 제한을 받아온 해치백(차체와 트렁크가 붙은 일체형) 프라이드만 생산 판매해 왔으나 둥펑자동차집단과의 제휴로 중국시장 진출 5년만에 모든 승용차종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기아-둥펑-웨다 3사가 새 합작회사의 자주적 경영권과 독립적인 생산 판매 활동에 합의함으로써 둥펑이 기존 생산하고 있는 시트로엥과는 별도로 기아 브랜드로 중국 승용차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이같은 전략을 통해 중국시장을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진입할 수 있는 전략적 생산기지로 삼을 방침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