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이 회사의 최대주주이자 고문인 정몽준 의원의 대선출마에 연루될 것이라는 안팎의 시선들 때문에 곤혹스러워 하고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중공업 주변에서는 정 의원의 출마에 대비, 계동사옥에 선거 준비를 위한 사무실이 마련돼 일부 직원들이 관여하고 있다는 등의 루머들이 떠돌아 회사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측은 이에대해 "전혀 근거없는 헛소문일 뿐"이라며 "지금이 어느때인데 그런 일이 가능하겠느냐"며 `연루설'을 강하게 일축했다. 이 회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92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대선 출마에 현대그룹이 관여해 물의를 빚었던 것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이들이 많으나 지금은 시대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정 의원 본인도 회사는 회사, 정치는 정치라는 생각이 확고하기 때문에 10년전과 같은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와관련, 지난 4월말 울산 본사에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하는 자리에서 임원진들이 "정 의원이 대선에 출마한다 해도 회사차원의 지원은 일절 없을 것"이라는 다짐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 의원이 현대중공업의 지분 11%를 보유한 대주주의 위치에있는 만큼 대선에 출마할 경우 어떻게든 현대중공업의 기업 이미지에 `본의 아니게'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실제 현대중공업의 주가만 보더라도 지난 14일 종가가 2만1천600원으로, 연초한때 3만6천원 이상을 오르내리던 것과 비교하면 40% 가까이나 떨어져 종합주가지수나 동종업계의 주가 하락폭에 비해서도 낙폭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올 상반기 조선업계의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한 환율하락이나 세계경기 침체등의 영업적인 요인이 가장 크지만 정 의원의 대선출마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회사에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작용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정 의원이 대주주로서 회사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한 현대중공업 뿐 아니라 다른 현대 계열사에도 영향이 미칠 것은 분명하다"며 "만약 정 의원이 대선에서 실패할 경우 후유증도 클 것이므로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는결코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이윤영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