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둔화된 데 이어 내수경기를 지탱해온 소비심리마저 7월 들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지표가 아직 본격적으로 위축된 것은 아니더라도 하반기 경기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내놓은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6개월 뒤 소비심리를 묻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 7월 중 107.8로 전달보다 2.8포인트 떨어졌다. 월드컵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인 6월(110.6)을 제외하곤 3월 이후 소폭이나마 계속 내림세다. 이는 향후 경기에 대해 아직은 낙관하는 사람이 더 많지만 그 비율이 급속히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달 초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3·4분기 소비자태도지수도 역시 전분기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국내 기업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소비심리도 불안하다. 미국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7.1로 기준치인 100 밑으로 가라앉았다. 이를 대변하듯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조사한 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상승세가 꺾여 8월에는 100.4까지 내려섰다. 지난 3∼5월 중 BSI가 사상 최고 수준인 140을 넘어섰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이처럼 하반기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는 시장금리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저치(연 5.26%)로 내려갔다. 이는 하루짜리 콜금리(연 4.25%)와 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40년래 최저인 연 4%대 초반으로 떨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장 불안심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비관적'이라고 못박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2·4분기 성장률,8월 수출 등이 나오는 이달 말께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안재석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