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엔터테인먼트 대기업 월트 디즈니가 사외이사의 자녀들을 고용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가 빚어지자 이사진을 전면개편키로 했다고 영국의 BBC방송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월트 디즈니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사유서에서 작년에 사외이사 3명의 자녀들을 입사시켰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이와 관련해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최근 시행한 상장기업관리규정에 부합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이 방안에는 이사진 축소 및 개편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NYSE 규정은 상장기업 사외이사의 직계가족이 최근 5년안에 같은 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으면 사외이사로서 100%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디즈니도 사규에 직계가족 근무시 사외이사 자격이 없다는 조항을 두고 있으나 자립한 성인자녀는 대상에서 빠져있다. NYSE도 아직 직계가족 구성원의 범위를 명확히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이 방송은 지적했다. 직계가족 고용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디즈니의 사외이사 가운데는 지난 1984년 마이클 아이스너가 최고경영자(CEO)의 자리에 오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스탠리골드도 포함돼 있다. 디즈니의 이사회는 엔론과 월드컴의 회계부정 스캔들이 터지기 훨씬 전에 이미 주주들로부터 독립성이 결여돼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BBC방송은 말했다. 디즈니가 이사진을 개편하더라도 문제의 사외이사 3명이 사임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디즈니의 올 2.4분기 이익은 3억6천400만달러로 작년동기의 5억2천700만달러에 비해 31%나 줄었다. 디즈니는 ABC TV의 시청률 하락과 테마파크 관광객 감소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