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의 광고가 바뀌고 있다. 카드 상품과 소비만을 강조해오던 카드사들의 광고가 "능력에 맞게 알맞게 쓰자"는 공익성 광고로 변하고 있다. 카드광고의 변화는 카드사들의 영업관행에 대한 외부의 따가운 비판과 내부의 자성에서 비롯됐다. 신용카드와 관련한 각종 사건.사고가 터져나오면서 소비를 강조하는 광고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게 됨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내실경영으로 영업방향을 선회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신용카드업계를 이끌고 있는 삼성카드와 LG카드다. 삼성카드는 지난 10일부터 내보낸 새 광고에서 상품과 서비스 홍보를 배제한 대신 사회적 공헌을 통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새 CF에 신용카드와 상관이 없는 "보육원 아이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신용카드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는 데 초점을 뒀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쓰여졌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내래이션은 신뢰감을 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공익성 광고의 첫 테이프를 끊은 카드사는 LG카드다. "내게 힘을 주는 나의 LG카드야"라는 친숙한 CM송을 통해 자신감과 힘을 강조했던 LG카드는 지난 6월부터 건전한 신용카드 문화를 선도하는 광고를 내보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 톱모델인 이영애와 배용준이 건전소비를 강조하는 대사를 함으로써 "카드=과소비"라는 편견을 씻는 데 성공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갖고는 싶지만 꼭 필요한 지"와 "욕심은 나지만 갚을 수 있는 지"라는 대사와 "한번 더 생각해야죠"라는 대사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호소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찬호 선수를 모델로 기용해 "같이 쓰는 카드"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던 국민카드는 지난 6월부터 "첫 카드,첫 서명"편으로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입사한지 얼마 안된 듯한 여성이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꼭 필요할 때 쓰겠다고 한번 더 마음 속에 서명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신용카드는 현금과 같은 것으로 아껴쓰고 계획해서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중점을 뒀다"며 "신용카드가 소비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자되세요"로 화제를 낳았던 비씨카드는 다른 카드처럼 공익광고는 내보내고 있지 않지만 CF상에 "건전한 카드사용,건강한 신용사회"라는 문구를 넣어 건전소비를 강조하고 있다. 외환 현대 동양 우리카드 등도 "신용카드 바르게 쓰면 즐거움이 더해집니다""건전한 카드 사용,건강한 신용사회"등 공익성 문구를 광고상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올바른 신용사회 정착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카드사들은 회원 유치와 외형 확대위주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광고들이라고 자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