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유사, 석유제품 수입사의 석유제품 현물가격 인하경쟁으로 주유소가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그러나 주유소는 이런 마진을 소비자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으로 석유제품 대리점에 납품된 휘발유 가격이 국내 정유사의 공장도 가격보다 드럼(200ℓ)당 2만2천원 가량 낮았으며 경유는할인폭이 이보다 더해 드럼당 2만8천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가 발표한 지난달 31일 현재 국내 정유사의 무연휘발유 공장도 가격은 ℓ당 1천204원2전(드럼당 24만840원), 경유가격은 ℓ당 672원67전(드럼당 13만4천534원). 따라서 한달 평균 휘발유 1천드럼, 경유 500드럼을 판매하는 주유소의 경우 휘발유와 경유를 각각 2만원 싼 가격에 살 경우 3천만원의 추가이득이 생긴다. 석유제품의 현물가격 인하경쟁은 작년 하반기이후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이 어려워지고 값싼 외국제품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시작돼 인하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경기 침체로 석유제품이 국제 현물시장에서 덤핑 거래되면서 석유수입사가 수입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지난달 현대오일뱅크와 결별한 인천정유가 현물시장에 뛰어든 상태여서 석유제품 인하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석유제품은 통상 정유사에서 자사 폴 주유소에 공급돼 판매되고 있으며 LG정유는 자사 생산제품의 90%, SK㈜는 80%, 에쓰-오일은 50%, 현대오일뱅크는 60%를 폴주유소에서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물량은 외국제품과 함께 석유제품 판매점을 통해 현물로 거래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유제품의 특성상 오래 보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출이 불발됐거나 폴 주유소에서 소화되지 못한 물량은 현물시장에 내놓을 수 밖에 없다"며"여기에서 가격 인하경쟁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정유사와 주유소간 공급계약이 느슨해지면서 폴 주유소라고 하더라도 특정회사의 제품만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제품을 음성적으로공급받고 있다"며 "주유소는 유사이래 최대 호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유소는 정유사가 공급하는 공장도 가격만을 근거로 소비자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석유제품 현물가격 인하는 공급과잉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로인한 마진을 주유소와 석유제품 판매대리점이 모조리 가로채는 것은부당하며 일정부분 소비자 가격에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