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9일 부시행정부의 브라질 구제금융 지원은 미국 대외 경제정책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자 뉴욕타임스 고정컬럼에서 부시 행정부는 최근까지 자유무역을 강조하고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나 이번 브라질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으로 다시 한번 기존의 정책과는 정반대의 행동을 보여주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의 실언으로 브라질 화폐가치의 급락을 유발했으며 이에 따라 구제금융 액수가 100억달러나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브라질에 대한 구제금융으로 실제로 이익을 보는 것은 브라질에 투자하고 있는 시티그룹과 플릿보스턴이라고 지적하고 이들은 20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이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 지도부가 서반구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에 대한 위협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과 클린턴 행정부와 반대로만 하는 것이 항상 현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등 껄끄러운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은 좋은 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오는 10월 브라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페르난도 엥히키 카르도주 대통령이 선택한 후계자가 두명의 중도 좌파 진영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은 것이 브라질의 금융위기를 심화시킨 이유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에 좌파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등 전형적인 금융위기의 악순환이 진행됐다고 그는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남미 지역의 경제개혁이 실패한 이유는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고 자유시장 원리를 순화시키면서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중남미 정치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동정심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영향력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가져야하며 브라질이 위험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중남미에 대해 우리 방식대로 행동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은 미국 남쪽 지역에 있는 이웃 국가들에 대해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이 이들에 대해 과도한 간섭을 할 경우 그나마 남아 있는 것까지도 모두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