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기구(IMF)가 브라질에 기록적인 300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해주기로 결정한 뒤 이웃 아르헨티나에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몰라 딜레마에 빠져 있다. IMF는 작년 12월 약속한 개혁조치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르헨티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상태이며, 아르헨티나 정부는 예산지출을 줄이고 금융부문을 개혁하는 등 IMF의 요구 조건을 충분히 준수했다면서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8일 인터뷰에서 IMF와 다음달초 모종의 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IMF와 아르헨티나의 관계가 새롭게 설정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알데 대통령은 일간 라 나시온과의 회견에서 "다음달 7, 8일께 우리가 원하는 약속을 IMF와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복안은 올해와 내년에 돌아오는 국제금융기구의 차관 만기를 재조정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아르헨티나는 만기가 돌아오는 30억달러의 차관을 갚아야 하지만 현재로선 지불 능력이 없는 상태다. 두알데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국제차관마저 갚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IMF가 약속을 해준다면 이는 우리가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금융지원을 언제 재개할 수 있을 지에 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지난 6일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용기를 복돋워주는 언사를 조금씩 늘어놓았지만 실제로 돈을 주겠다는 약속은 일체 하지 않았다. 위기에 처한 남미 3국 중 브라질과 우루과이에 국제금융기관의 지원이 잇따르고 있는데 반해 먼저 위기를 겪은 아르헨티나의 경우 한 푼의 지원도 없는 대조적인 처지다. 그러나 미국의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지속된 IMF의 대규모 금융지원 난색 입장이 최근 터키, 브라질에 대한 지원 이후 다소 누그러뜨려져 아르헨티나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워싱턴 카토연구소의 이반 바스케스 연구원은 "브라질에 대한 지원은 대규모 지원의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따라서 아르헨티나에 대한 지원 재개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워싱턴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