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잇따라 석유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신문은 "9·11테러에 버금가는 중동의 긴장고조로 전기 및 휘발유 시장에 대한 수요예측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현재 각국 정부는 에너지원 확보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이라크 공격과 이에 따른 원유수입 차질에 대비,전략비축유(SPR) 비축 상한선을 현행 5억8천만배럴에서 2005년까지 7억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7억배럴은 위기시 미국의 에너지 수요를 80일 이상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한국 등 2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국제에너지기구(IEA)도 회원국간 최소 수준의 석유비축량을 유지하고 필요할 경우 이를 상호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합의안은 캐나다 노르웨이 등 5개 석유수출국을 제외한 IEA 회원국이 최소 90일분의 수입량을 비축토록 의무화했다. 또 회원국 중 특정 국가의 원유 수입량이 7% 이상 감소할 경우 의무비축량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IEA 회원국은 평균 1백14일치의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들의 비축분은 90일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15개 회원국에 90일분 이상의 석유를 비축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