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사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매일 같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연방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모든 가능성에도 불구 현재 상태로서는 역대 최고령 FRB 의장인 그린스펀 의장이 자신의 강력한 위치를 여전히 지키고있고 한시라도 곧 떠날 것이라는 조짐은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올해 76세인 그의 나이를 감안하고 나아가 현재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혼란상을 포함해 시장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천천히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계속 커져가고 있는데다, 최고 정책결정자들 사이에서 일정 시점에 누군가 그린스펀 의장의역할을 대신해야만 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터는 전했다. 올해초 부시 행정부내 고위 관리들은 차기 FRB 의장 후보군을 작성하기 시작했으나 이후 그것 이상 더 진척되지 않았다고 한 관리가 말했다. 경제분석가들 사이에서 차기 의장으로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인사로는 지역 연방준비은행(Fed) 총재를 지낸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고문과 통화정책전문가인 존 테일러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 뉴욕 Fed 총재 윌리엄 맥더나우(68) 등이다. 이들중 어느 누구도 차기 의장으로 확실히 부각되지는 않았다. 앞서 그린스펀 의장은 상원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FRB 의장 인준 청문회에서 오는 2004년 6월20일로 끝나는 4년 임기를 모두 채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기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이같은 상황에서 그린스펀 의장 후임자가 취해야 할정책적 준거가 없다는 점도 불안감이 늘어가는 이유들 중의 하나다. 이는 다른 여러전임자들과 같이 그린스펀 의장의 지도력도 매우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진데 따른것이다. 몇권의 저서와 수없이 많은 기사들이 그린스펀 의장 자신을 비롯해 행동하는 방식, 그가 취한 정책의 성공과 실패 등을 다뤘지만 후임자가 따라야 할 준비된 공식,이른바 정해진 `그린스펀 방식'이 없다. 이와 관련, 일부 이코노미스트들과 FRB 관계자들은 향후 FRB의 정책을 이끌 수있도록 하기 위해 목표로 하는 명확한 인플레율 확정 등 일정한 규칙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FRB 내부적으로도 그린스펀 의장만큼 일을 잘 해낼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확신하는 관리들이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그린스펀 의장이 금융시장에 갖고 있는 경험,조정력, 신뢰성 등을 갖춘 후임자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한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정반대로 그린스펀 의장이 지난 2000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과 같이 차기 대선이 실시되는 2004년, 의장 임기 만료 몇달 전에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재임명되는 등의 방식으로 오히려 임기가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섭기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