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가 쿠바에 무역관을 개설한다. 쿠바는 몇 남지 않은 미수교국으로 준정부기관의 첫 사무소 개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영교 KOTRA 사장은 "부분적으로 경제를 개방하고 있는 쿠바의 하바나에 연내 무역관을 개설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오 사장은 "이미 쿠바 정부에 무역관 개설을 요청해 놓았다"며 "국내 기업들이 11월초 하바나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에 대거 참가하는 것을 계기로 현지 관계자들과 실무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KOTRA는 현재 멕시코 무역관을 통해 쿠바 정부와 교섭을 벌이고 있으며 무역관 개설에 필요한 스페인어 인력을 확보해 놓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사장은 "쿠바는 우리에게 미개척 잠재시장"이라며 "멕시코를 경유해 쿠바로 들어가는 한국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시장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한국과 쿠바의 교역은 최근 들어 급증하면서 지난해 간접 수출 규모는 1억달러까지 확대됐다. 특히 TV 냉장고 등 한국산 가전제품의 쿠바 시장 점유율은 70%에 이르고 있으며 자동차도 30%를 한국산이 점유하고 있다. 무역업계 한 관계자는 "1990년대 초 중국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와 외교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무역관이 수교 물밑 작업의 전초기지가 됐다"며 "쿠바 무역관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OTRA는 그러나 "쿠바의 경우 아직 미국의 엠바고(수출금지조치)가 풀리지 않는 등 정치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며 "쿠바 무역관 설치는 정치적인 문제와 분리해 경제적으로만 접근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