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창업이래 '인재 제일'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우수 인재의 발굴과 육성에 많은 공을 들여 왔다. 최근 들어서는 이건희 회장이 "우수한 인적 자원의 보유가 미래경쟁력을 좌우하는 원천"이라고 강조함에 따라 전 계열사들이 우수 인재 확보를 제1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이 확보하려는 우수 인재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천재급 인재, 각 분야별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핵심 인재, 남다른 경력과 관점으로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끼 있는 인재, 특이 인재 등이다. 삼성은 최근 세계 각국 우수 인재의 국적 불문 채용 핵심 인력의 글로벌 역량 강화 재능 있는 인재의 조기 양성 프로그램 제공 등을 중장기 인재 전략의 3대 과제로 정해 단계별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 현재 1만1천명인 석.박사급 인력을 매년 1천명씩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인재 전략중 첫번째는 해외에 있는 우수 인력을 발굴, 채용하는 것. 한 명의 천재가 수십만명을 먹여 살리는 만큼 천재급 인력을 확보하는데 최고경영자들이 발벗고 나섰다. "기존에는 임원이나 고문급을 채용할 때나 직접 인터뷰했지만 요즘은 해외출장 때마다 직급을 가리지 않고 모든 층의 인재들을 만난다"(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는 설명이다. 그동안에는 해외 우수 대학에 있는 한국계 유학생들이 주 타깃이었지만 앞으로는 국적을 불문하고 외국인도 과감하게 채용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마케팅 디자인 등 세계적인 수준의 인력이 필요한 분야가 주요 대상이다. 특히 과학과 기술분야가 강하면서 선진기업들의 스카우트 손길이 덜 뻗치고 있는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의 우수인력 채용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은 또 기존 핵심 인력의 국제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이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군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영에 걸맞은 글로벌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다. 단순히 외국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문화와 관습, 사람을 충분히 이해하고 현지의 법과 관행에 맞는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 지역전문가, 해외 MBA, 각종 직능연수 등으로 매년 3백50명을 선발하던 것을 1천명으로 크게 늘렸다. 지난 90년부터 시작된 해외 지역전문가 프로그램에는 지난해까지 모두 2천2백명 가량이 배출됐다. MBA의 경우 그동안 국내에서 2백61명, 해외에서 1백29명이 위탁교육을 마쳤다. 국내에서는 KAIST 내에 '테크노 MBA' 과정을 신설, 파견하고 있으며 해외에는 상위 20위권 이내의 대학에 유학보내고 있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에 대해 외국어교육과 이문화 적응교육 등도 강화하고 있다. 세번째 전략은 재능 있고 끼 있는 인재를 조기에 양성한다는 것. 현행 입시 위주 교육으로는 키우기 힘든 만큼 이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시절부터 발굴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매년 과학고 우수 학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캠프를 운용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멤버십, 디자인 멤버십 등으로 고등학교 및 대학교 재학생 8백여명을 배출했다. 이같은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