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의 원산지는 터키다. 그러나 네덜란드를 원산지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튤립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꽃이다. 역사적으로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네덜란드발 튤립 투기사건이 지난 1637년 인류 최초의 경제공황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 당시 터키에서 네덜란드로 건너온 튤립은 이중색의 아름다움과 희귀성으로 유럽귀족들의 투기대상이 되면서 같은 무게의 금보다 비쌀 정도로 가격거품이 심했다. 튤립농사가 흉작인 해는 황소 1천마리를 팔아 튤립뿌리 40개를 사고도 만족해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그 열풍이 사라지자 튤립 가격의 거품도 이내 꺼졌고 유럽 전역은 즉시 공황상태로 빠져든 것이다. 오늘날의 주식옵션도 튤립투기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 열풍은 사라졌지만 네덜란드인들의 튤립 사랑은 계속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튤립을 중심으로 전세계 화훼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며 '씨앗 종주국'으로 발돋움했다. 튤립은 관광 수입에도 일조하고 있다. '유럽의 정원'으로 불리는 큐켄호프는 꽃이 피는 4월과 5월이면 매년 2백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1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