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우리나라의 주요 투자국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 일본에 이어 제3위의 투자국이란 얘기를 듣게 되면 더욱 놀랄 것이다. 네덜란드는 2002년 5월까지 우리나라에 총 1백5억7천만달러를 투자했다. 2위인 일본(1백16억6천7백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들어서는 지금까지 26억달러 이상을 투자, 일본 및 미국을 제치고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특히 월드컵을 계기로 네덜란드의 이미지가 크게 높아지자 한국진출을 서두르는 기업들이 더욱 늘고 있다. 네덜란드는 이제 한국의 최대 경제파트너로 자리를 굳힌 것이다. 금융 전자 해운 등 다양한 업종 진출 =현재 우리나라에 지사를 두고 있는 네덜란드 기업은 33개. 업종별로는 네덜란드의 전통적 비교우위 산업인 금융 전자 해운관련 기업들의 진출이 가장 활발하다. 금융회사는 ING ABN-AMRO 등이다. 지난 97년 한국에 진출한 P&O NEDLLOYD는 세계 2위의 해운업체다. 필립스(전자) ASM(반도체) 악소 노벨(화공) 쉘(정유) 등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들어 네덜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가구 팬시 등의 소비재 생산업체들도 한국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총투자액에 비해 진출기업은 적은 편이다. 주로 한국기업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2백여개의 네덜란드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삼성테스코 LG텔레콤 주택은행 현대정유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활발해지는 경제교류 =네덜란드 기업들의 한국진출은 월드컵을 계기로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월드컵때 조성된 한국인들의 우호적인 감정을 최대한 이용, 한국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호응, 네덜란드 경제성은 오는 10월께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무역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네덜란드 기업인들도 대거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대한무역협회는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과 공동으로 코엑스에서 네덜란드 기업제품 전시회를 연다. 한국진출을 희망하는 네덜란드 기업과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상담이 병행 실시된다. 이에 앞서 KOTRA는 지난 5월 7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네덜란드를 방문, 사회간접자본 건설사업에 대한 네덜란드 기업들의 투자의사를 타진했다. 특히 인천광역시는 네덜란드의 투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오는 10월 네덜란드 대사관과 공동으로 동북아 비즈니스센터 건설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는 네덜란드 기업인과 학자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유럽의 허브인 네덜란드의 선진 금융산업과 물류산업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비즈니스 중심지 건설에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만석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상무관은 "네덜란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금융 물류산업을 중심으로 더 많은 네덜란드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또 "한국은 비즈니스 인프라와 임금 두 가지를 고려하면 중국 및 일본보다 유리한 점이 많아 네덜란드 기업들의 아시아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