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이 늘고 있는데도 불합리한 수수료체계 개선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민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8천4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7천487억원에 비해 13.4% 증가했으며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 비중도 8.3%에서 10.7%로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2천171억원에서 올 상반기 2천599억원으로, 서울은행은 1천57억원에서 1천392억원으로, 한미은행은 1천143억원에서 2천395억원으로, 하나은행은 1천489억원에서 1천921억원으로 각각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 이들 은행은 수익성 증대에도 불합리한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는 데는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다른 금융기관에서는 받지 않는 신용불량자 해지수수료를 유일하게 은행권에서만 받고 있으나 폐지를 서두르지 않고 있어 고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신용불량자로 등록됐다가 해제될 경우 해당 고객으로부터 받는 이 수수료는 우리.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의 경우 건당 2천∼1만원씩을 물리고 있다. 타행 송금시 지역간(당지/타지) 차별을 두는 관행도 국민.하나은행 등은 이를 폐지했으나 우리.서울은행 등 일부 은행은 아직까지 개선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 주5일 근무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뱅킹의 경우도 제일은행과씨티은행 등을 제외하고는 모든 은행이 건당 300∼5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의 전반적인 수익증대를 위해 새로운 수수료원 발굴 등으로 수익을 더욱 높여나가야 한다"며 "하지만 과거 관행에 따른 불합리한 수수료는 가능한 한 빨리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