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월가의 자금 흐름을 분석하는 트림탭스닷컴(TrimTabs.com)은 지난 7월 한 달간 1백개 이상의 기업이 4백32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한 달 기준으로는 지난해 9.11테러 직후 한 달간(5백36억달러)에 이어 가장 큰 규모다. 트림탭스닷컴의 최고경영자(CEO) 찰스 비더맨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자기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고 믿고 있다'는 아주 중요한 메시지의 전달"이라며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늘어날 때는 항상 증권시장이 바닥권이었다"고 설명한다. 실제 지난 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이후 7백77개 기업이 자사주 매입을 발표, 다우지수가 연말까지 11.5% 올랐고 증시가 어려웠던 94년 11,12월에도 2백34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발표되면서 두 달간 상승 기조를 탔다. 지난해 9.11테러 이후에도 1백31개 기업이 즉각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연말까지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자사주 매입 상황을 분석하는 바이백레터닷컴(buybackletter.com)의 데이비드 프리드 편집장은 "자사주 매입은 심리적 요인 외에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가를 올리는 실질적 효과도 있다"며 "바이백 기업에 투자하면 일반 기업보다 두배 이상의 수익률을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강조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