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국내기업 최초로 올해 결산부터 본사와 59개 전 해외법인의 실적을 통합한 연결재무제표에 미국 일반회계기준(US GAAP)을 도입 적용키로 했다. 1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올해까지 전 해외법인이 미국 회계기준을 근간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도록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 관련 전산시스템을 통합하고 있다"며 "2002년 연결재무제표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본사의 경우 회계 투명성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수 년 전부터 미국 기준에 맞춰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며 "이를 해외법인으로까지 확대하면 회계의 정확도와 투명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준으로는 연구개발비용을 5년 이내에 상각하면 되지만 삼성전자 본사의 경우 해당연도에 바로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또 스톡옵션을 비용 처리하고 수출물량에 대해서도 판매보전 충당금을 설정하는 등 미국기업보다도 보수적인 회계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회계기준 강화는 미국 증시상장을 준비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했으나 최근 3년간 미국 회계기준을 적용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는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해 보류했었다. 회계팀 관계자는 "이미 월별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을 정도로 완벽한 회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본사는 마감 후 5일, 해외법인을 포함한 실적은 마감 후 8일 이내 월별로 실적을 집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일형 전무는 "수출 비중이 70%에 이르는 만큼 해외법인의 정확한 실적 집계는 투자정보로서의 가치 외에 세금 및 통상 이슈와도 연결된다"며 "회계기준 강화를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