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태국 등 개도국에 선진국 시장을 겨냥한 수출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 보도했다. GM 포드 BMW 혼다 등이 이를 위해 개도국에 잇따라 수출 전용공장을 짓거나 기존의 현지 내수용 공장을 수출용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도국에서 만들어 선진국에 판다=자동차 빅 메이커들이 대 선진국 수출기지로 육성하고 있는 곳은 중국 브라질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금년말께 태국 아위타야 공장에서 소형차 생산에 들어간다. 여기서 만든 소형차는 일본에 공급된다. 일본 자동차 업체가 해외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수입해 파는 것은 처음이라고 월지는 전했다. 혼다는 또 중국 광저우에 오는 2004년 가동을 목표로 수출전용 생산기지를 구축키로 했다. 이 기지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주 타깃은 유럽과 아시아다. 미국 포드는 오는 2004년부터 브라질 바히아공장을 미국에 공급할 미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퓨전'의 생산기지로 활용키로 했다. 이에 앞서 미국 GM도 태국의 라용공장에서 생산하는 미니밴 '오펠자피라'를 지난 2000년부터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독일 BMW는 남아공의 로슬린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승용차를 90년대 중반부터 일본 호주 미국 등지에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BMW는 해외주문이 늘면서 올해 이 공장에 2억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개도국,자동차 수출기지 부상 배경=개도국 공장은 저임금 저비용 구조를 갖고있다. BMW의 로슬린공장 근로자 임금은 월 3백50∼5백달러로 미국 일본 등지에 비해 크게 낮다. 자동차 빅 메이커들이 기술교육을 강화하면서 개도국 공장의 품질 수준이 선진수준에 올라서기 시작한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BMW의 로슬린공장은 자동차 컨설팅기관인 P&A로부터 최근 아프리카 및 유럽에서 품질 불량률이 가장 낮은 공장으로 뽑혔다. 개도국 자동차시장이 예상만큼 급성장하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다. 포드가 브라질 시장을 겨냥해 12억달러를 들여 바히아공장을 세웠지만 현지 경제사정 악화로 내수판매가 여의치 않자 수출기지로 전환키로 한 것이 그 사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