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잇단 분식회계 파문을 계기로 미국식 경영기법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1일 '분식회계와 미국식 경영의 동요'라는 보고서를 통해 스톡옵션으로 대표되는 미국식 경영기법은 단기 실적을 중시한 나머지 분식회계라는 부작용을 낳았고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엔론 글로벌크로싱 아델피아 월드컴 등으로 이어진 분식회계 파문이 미국식 경영의 이같은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라는 것이다. 연구소는 또 한국 경제의 운용틀은 미국과 다를 수밖에 없으며 금융 서비스 등 3차산업 중심인 미국과 제조업이 주력인 한국이 동일한 기업시스템을 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문지원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유럽에서도 프랑스 비방디그룹과 독일 도이체텔레콤 등이 미국식 경영을 도입한 후 경영위기를 맞아 결국 최고경영자(CEO)들이 사임했다"며 미국식 경영기법의 수용 여부는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