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중 실물경기는 전반적으로 양호했지만 6월 경기지표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지방선거 등 '일 안하는 분위기' 탓에 예견된 결과였다.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서 기업들의 경기 불안심리를 반영했고 상반기 여행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내 경상수지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달에도 미국발(發) 금융불안으로 국내외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부의 경제운용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망되고 기업과 가계도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때란 지적이다. ◆ 눈덩이 여행수지 적자 해외 관광.유학.연수 등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16억4천만달러)는 한국은행이 통계를 집계한 지난 80년 이래 최대 규모였다. 월드컵이 열린 6월에도 여행수지는 3억8천만달러 적자였다. 월드컵 특수는커녕 전달보다 적자폭이 4천만달러 더 늘었다. 6월중 내국인 출국자는 53만8천명으로 전달보다 1만1천명 감소에 그친 반면 외국인 입국자는 40만3천명으로 3만7천명이나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 입국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인 관광객은 6월중 44.6%나 급감했다. 박철 한은 부총재는 "수입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여행수지 적자가 확대될 경우 내년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 경기불안 여전 지난달 설비투자는 7.5% 감소, 지난해 8월(-19.2%)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5월중 76.4%였던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6월에는 73.4%로 떨어졌다. 기업들은 정부가 6월 말 종료 예정이던 임시투자세액공제 적용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했기 때문에 설비투자 시기를 다소 늦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미국 등 세계경제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미래를 대비해 투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산업생산은 증가세 월드컵과 지방선거, 자동차 노사분규 속에서도 그나마 6월 중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4% 증가했다. 김민경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전달의 증가율 7.7%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졌지만 불규칙한 요인들을 제거할 경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6월중 조업일수는 24일로 작년 같은 기간(25일)에 비해 하루가 모자랐다. 노사분규를 겪은 자동차의 생산 감소(-20.1%)를 제외할 경우 산업생산은 7.5% 늘어난 셈이다. 특히 반도체의 생산증가율(36%)이 두드러졌다. 현승윤.안재석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