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늘어난 현금으로 차입금 상환및 현금보유고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LG전자는 하반기 기존 품목의 생산 라인을 증설하기로 했지만 신규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계획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무려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1조3천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은 주로 차입금 축소및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될 전망이다. 권영수 재경담당 부사장은 "6월말 현재 차입금이 3조2천억원으로 3월말보다 3천8백억원 줄었다"며 "연말까지 차입금을 2조7천억원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LG전자는 차입금이 지난해말 4조5백억원에서 1조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 삼성전자의 차입금은 약 4조원. 하반기에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1조5천억원을 모두 상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더이상 상환할 차입금도 별로 없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일부 차입금은 조기상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금융기관들이 응하지 않아 별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SK도 SK텔레콤 지분을 매각한 것과 관련, "항상 재무구조 개선을 염두에 두고 매각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밝히고 있듯 매각자금중 일부는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쓸 계획이다. SK㈜는 현재 1백50%인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1백10∼1백20%로 낮추고 SK글로벌은 2백%정도인 부채비율을 1백% 수준으로 낮출 예정이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올 연말 보유현금이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신차개발에 수천억원씩 들어가는 점을 감안, 상당부분을 현금으로 보유할 방침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여유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함에 따라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자산은 상반기중에만 6조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택.이심기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