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스캔들에 이어 과도한 차입으로 비롯된 미국 에너지기업의 연쇄 파산에 대한 두려움이 미국과 유럽 은행권에 확산되고 있다고파이낸셜 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28일 시장조사기관인 SNL 파이낸셜이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의뢰를 받아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미국 에너지 및 가스 기업에 대한 채무현황을 점검한 결과 지난해말 기준으로 총 부채규모가 4천5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지난 5월말까지 3년간 상위 8개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부채규모는 1천150억달러(200%)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데다 에너지 기업들의 잇따른 붕괴로 연쇄 파산 가능성이 높은 기업 중 디너지와 윌리엄스의 부채 규모는 2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미국 에너지 기업의 파산이 현실화 된다면 미국 및유럽 은행들의 손실 규모는 월드컴과 글로벌크로싱의 파산으로 초래된 손실을 초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두 회사의 파산으로 발생한 부채는 440억달러에 달했었다. 또한 미국 에너지 업계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투자은행들은 씨티그룹과 JP모건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과 JP모건 체이스는엔론에 대한 대출 사기의혹에 연루된 바 있다. 한때 엔론의 유럽자회사를 설립했던 칼 밀러씨는 이에 대해 에너지 및 가스 기업들의 비장부상 부채가 포함되지 않아 연쇄 파산 위험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영진들은 자본 시장에서 볼(부채)을 지속적으로 숨기고 있다"면서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부정직한 거래를 자행했던 이들은 장부상 평가절하를 인정하려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